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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춘기 극복기/도전! 하루 1권 책 읽기

19년 10월 11일, 12일, 13일 오늘의 책

금요일은 연우와 격주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는 날이다. 일명 데이트하는 날 ^^

도서관  가서 책도 보고, 2주동안 모은 용돈으로 다이소에 가서 장난감도 사고, 베스킨라빈스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지난번에 왔을 때는 미용실 책들이 많이 대출 된 상태여서 두 권밖에 못 빌렸는데 오늘은 제법 많아서 4권을 빌렸다. 

연우는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연장 3일 밤을 내내 이 책들을 읽었다.

 


두근두근 처음 가는 미용실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미용실에 갔어요

사자는 왜 미용실에 갔을까?


 

 

 

첫번째 "두근두근 처음 가는 미용실"

퍽이라는 아이는 집에서 엄마가 머리를 잘라주는데 머리가 너무 길어서 눈 앞을 가린 장면을 방 입구에 문발처럼 표현한 것 재밌었다. 연우는 처음엔 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두 번째 읽을 때는 머리카락이라고 하더라. ^^ 세 번째 읽을 때 내가 연우에게 퍽이라는 아이가 남자아이인 것 같다고 하니 연우는 여자아이라고 우긴다. 그냥 여자아이인 걸로. ^^~ 미용실에서 일하는 사람을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그 사람은 무슨 일을 하는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작가는 안나카린 가르하믄이라는 스웨덴 작가인데 스웨덴 미용실도 우리나라 미용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근데 퍽이 머리를 파랗게 물들이고 싶다고 해서 스프레이를 이용해서 파랗게 염색을 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안 그래도 염색하는데 관심이 많은 연우가 자기도 염색하고 싶다고 할까 봐 얼른 우리나라는 이렇게 스프레이로 염색 안 한다고 말을 해두었다. 그래서인지 졸려서인지 염색해달란 소리는 안 했다. 휴~ ^^;

 

두 번째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숲 속 미용실에 머리가 무거운 나뭇잎 손님이 찾아와 머리가 무겁다며 양버즘나무 머리로 해달라고 한다. 난 이때 양버즘나무를 처음 알았다. 미용사는 다름 아닌 애벌레. ^^ 애벌레가 손에는 가위를 잔뜩 들고 있는데 야금야금 입으로 먹으며 나뭇잎을 갈아먹는 것이 머리를 다듬는 것이었다. 설정이 재밌는 동화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뭇잎 손님은 애벌레가 해주는 머리를 다 마음에 안 들어하고 결국 더 이상 자를 데가 없는 나뭇잎이 되어 나뭇잎 손님은 울고 만다. 여기서 단풍 나뭇잎, 은행나뭇잎, 떡갈 나뭇잎, 신나뭇잎, 튤립 나뭇잎, 상수리 나뭇잎 등 여러 나뭇잎이 나온다. 튤립 나뭇잎은 아니겠지? ^^; 미용사가 되고 싶다는 연우에게 이렇게 손님이 머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울면 어찌할 거냐고 물으니 그래도 마음에 들 때까지 해준다고 한다.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한마디... 결국 애벌레는 알록달록 여러 잎으로 머리를 꾸며 주어 나뭇잎을 만족시켜 주긴 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그 머리마저 다 엉망이 되어 버리고 슬픈 나뭇잎은 깊은 잠을 자게 된다.(겨울잠 같은 설정인 듯 함) 긴 잠을 자고 일어난 나뭇잎은 머리에 새싹이 돋아나서 아주 행복해졌다는 이야기이다. 나뭇잎의 종류와 나뭇잎을 갉아먹는다는 것도 알게 되고,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었다. 연우도 마지막 새싹을 보니 "이쁘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책은 "미용실에 갔어요"

"미용실에 갔어요"는 도서관에서 미용실로 검색해서 찾은 책인데 글밥도 적고 하여 연우가 좋아하지 않겠다 싶어서 도서관에서 읽어만 주고 대여는 하지 않으려고 했던 책이었는데 연우가 대여한다고 해서 가지고 왔는데 의외로 연우가 좋아함. ^^ 표지를 보더니 따라 그릴 거라며 주인공 그림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3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그리고 있진 않지만 ^^; 주인공은 진이! 뽀삐라는 강아지와 재밌게 논다. 진이도 연우처럼 외동딸인가 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넣어서 노는 장면을 묘사하다가 갑자기 머리카락이 진이 눈을 찔러서 아프던 차에 세미가 미용실에 다녀와서 머리를 이쁘게 하고 진이 집에 놀러는 온 것이다. 이걸 보고 진이도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을 하게 되고, 무서워하는 뽀삐에게 진이가 "걱정 마. 하나도 안 무서워." 하며 용기를 준다. 연우는 워낙 미용실 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 연우도 처음부터 선뜻 자른다고 의자에 앉았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갈 때다 데리고 가서 뒤에서 기다리게 하면서 많이 보게 해서인지 좀 덜 무서워했던 것 같다. 미용실에 가면 사탕을 먹을 수 있어서 연우가 미용실 가는 것을 더 좋아했던 거 같다. 미용실에는 어떤 물건이 있지 머리를 과정과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용실 가기를 겁내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 같았다. 머리를 예쁘게 다듬고 머리띠까지 하고 나니 훨씬 단정하고 예뻐진 진이의 모습, 아~ 진이도 마지막엔 사탕을 들고 집으로 가네. ^^ 우리나라 작가의 글과 그림인데 나름 귀엽고 단순하면서도 미용실 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 책인 것 같다. 여자아이들은 이발기를 안 써서 그나마 덜 하는데 남자아이들은 그 이발기 소리 때문에 처음엔 많이 겁먹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미용실 동화도 남자아이를 다룬 동화책이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네 번째 책은 "사자는 왜 미용실에 갔을까?"

미용실로 검색해서 찾은 책이긴 한데 결국 마지막 내용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가장 멋지다는 이야기! 멋 내기 좋아하고 멋을 내고 이뻐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생각하는 연우에게 가장 적당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주름이 많아서 고민이었던 코끼리는 어느 날 주름을 싹 없애는 방법이 적혀있는 잡지를 줍게 되고, 뒤 이어 줄무늬를 더 멋지게 입고 싶은 얼룩말과 눈밑에 다크서클이 고민이었던 판다, 뱀무늬가 촌스럽다는 걸 깨달은 뱀, 털이 많아서 고민인 원숭이, 갈기가 뻣뻣해서 고민이었던 사자, 검은색 정장이 어울려야 진정한 멋쟁이라는 문구를 본 분홍색 홍학, 희끗희끗한 털이 고민이었던 생쥐까지! 이 모든 동물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방법이 적힌 잡지를 보고는 모두들 변했다. 그런데 이 동물들을 보러 온 한 아이가 동물들이 모두 이상하게 변해버렸다고 울어버렸고 "너희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훨씬 더 멋져"라는 말을 듣고는 모두들 다시 깨달았다. 이 말이야 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보였다면서 남을 따라 할 필요도 없다며 동물들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마치며 나도 연우에게 "연우야, 연우도 원래 그대로의 모습이 예쁘단다, 꾸미지 않아도 연우는 연우 자체만으로도 예쁘고 눈부시고 빛이나~ 사랑해~"라고 말해주었다. 연우도 뭘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 마디 더 한다..

"엄마 이거 한번 더 읽어주세요"

"으응?  그.... 그래..."